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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입시 쏠림 (수도권 집중, 지역균형, 교육격차)

by 친절한 두선생 2026. 10. 4.

2026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중 강남구 소재 고교 출신이 부산 전체 출신의 2.4배에 달한다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저는 이 숫자를 보는 순간 교무실에서 마주했던 한 제자의 얼굴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선생님, 저 사교육 없이도 될까요?"라고 물었던 그 아이의 눈빛이, 통계 속에 조용히 묻혀 있었습니다.



수도권 집중이 말해주는 것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설마 이 정도까지 벌어졌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국회 교육위원회 한병도 의원실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신입생 지역별 현황'을 보면 현실은 제 예상보다 훨씬 가혹했습니다. 2026학년도 최종등록자 3,673명 가운데 강남구 출신이 295명, 전체의 8%를 차지했고, 이는 최근 6년 중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출처: 동아일보).

비수도권 14개 시도 중 강남구 단 한 곳보다 많은 합격생을 배출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비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신입생을 낸 대전조차 149명으로, 강남구의 절반에 못 미쳤습니다. 강남·서초·송파 이른바 강남3구 출신은 486명으로 전체의 13.2%였는데,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영남권 5개 시도 전체 합산(493명)과 불과 7명 차이에 불과했습니다. 수도권 출신이 전체 신입생의 68.2%를 차지하는 지금, 수도권 쏠림 현상은 더 이상 추세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제가 직접 학교 현장에서 느껴온 것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매년 진학 지도 시즌이 되면 성실한 지방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를 앞에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여기서 학교생활기록부란 수업 중 탐구 활동, 발표, 독서 이력 등 학생의 성장 과정을 기록한 문서로, 학생부종합전형의 핵심 평가 자료입니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수능 성적 외에 비교과 활동과 교사의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이른바 세특을 종합 평가하는 방식인데, 쉽게 말해 어떤 학교 환경에 있느냐가 기록의 질을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교과 탐구와 세특 작성을 아무리 정성껏 지도해도, 정보와 자원의 절대적인 차이를 메우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 강남구 출신 295명 vs 부산 전체 출신 123명 — 2.4배 격차
  • 강남3구 486명 vs 호남권 3개 시도 171명 — 2.8배 격차
  • 서울 내 자치구 격차: 강남구 295명 vs 중랑구 5명 — 59배 격차
  • 수도권 비율: 2021학년도 63.4% → 2026학년도 68.2% (5년간 4.8%p 상승)
요약: 수도권, 특히 강남3구로의 서울대 합격 집중은 5년 만에 더 심화됐으며, 이는 거주지와 교육 인프라가 입시 결과를 좌우하는 구조적 문제임을 수치로 보여줍니다.

 

지역균형전형의 한계와 교육격차의 본질

지역균형전형이 있으니 괜찮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실제 현장에서 그 한계를 너무 자주 목격했습니다. 지역균형전형이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교육 기회 불균형을 보완하기 위해 고교별 추천 인원을 제한하여 다양한 지역 출신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입니다. 취지는 옳습니다. 그러나 전형 자체가 제 역할을 하려면, 각 지역 고교의 교육 인프라가 합격생을 길러낼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갖춰야 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비수도권 일반고에서는 입시 컨설팅은커녕, 세특 작성을 위한 외부 전문가 특강 한 번 열기도 녹록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격차(educational gap)는 학생 개인의 노력 차이가 아니라, 부모의 경제력과 거주지라는 선천적 조건이 만들어내는 구조적 불평등입니다. 여기서 교육격차란 학습 기회, 교육 환경, 정보 접근성의 차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학업 성취와 상급학교 진학 결과에서 집단 간 차이를 낳는 현상을 말합니다. 대치동의 고액 입시 컨설팅과 수능 대비 콘텐츠에 기댈 수 없는 지방 학생들은, 출발선에서부터 자본과 인프라라는 거대한 격차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교단에서 체감해 온 보이지 않는 장벽이 숫자로 확인된 것에 불과합니다.

한편으로는 "결국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공통 기준이 가장 공정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수능이란 전국 수험생이 동일한 문항을 풀어 대학 입학 자격을 판단하는 표준화 시험입니다. 그러나 제 경험상 이 기준은 겉으로만 공통일 뿐, 사교육 접근성이라는 변수가 개입하는 순간 동일한 출발선이 아닙니다. 정시 수능 위주 전형의 확대가 오히려 강남권 집중을 심화시킨다는 분석도 이미 여러 연구에서 나온 바 있습니다(출처: 한국교육개발원(KEDI)). 서울대가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국립대학법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쿼터제형 선발이나 비수도권 공교육 배려 전형의 과감한 확대를 검토해야 할 시점으로 보입니다. 지금처럼 선발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채 구조가 유지된다면,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더 가파르게 기울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요약: 지역균형전형과 수능 공통 기준만으로는 교육격차를 메울 수 없으며, 서울대는 전형별·지역별 선발 결과를 전면 재점검하고 실질적인 비수도권 배려 방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서울대 지역균형전형은 실제로 효과가 없는 건가요?

A. 지역균형전형이 효과가 없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전형 덕분에 소외 지역 출신 학생이 진학한 사례도 분명 있습니다. 다만 전체 신입생 중 수도권 비율이 5년 만에 4.8%포인트나 상승했다는 점을 보면, 현행 전형만으로는 구조적 불균형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Q. 수능 정시 확대가 강남 쏠림을 심화시킨다는 게 맞는 말인가요?

A. 수능이 공통 기준이라 공정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능 고득점에는 장기간의 반복 훈련과 양질의 문제풀이 환경이 필요한데, 이 조건에서 사교육 접근성이 높은 강남권 학생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정시 확대와 강남 집중의 상관관계는 이미 여러 연구에서 지적되고 있습니다.

 

Q. 쿼터제형 선발 방식이 도입되면 역차별이 생기지 않을까요?

A. 역차별 우려는 늘 나오는 반론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기회 불평등'이 구조적으로 고착된 상황에서 아무런 보정 없이 결과의 평등만을 고집하는 것이 더 공정한지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하는 쿼터 설계는 완벽한 해법은 아니지만, 현행 구조보다는 기회의 균형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봅니다.

 

Q. 서울 안에서도 자치구별로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나요?

A. 네, 2026학년도 기준 강남구 출신 합격자는 295명인 반면 중랑구는 5명으로, 같은 서울 안에서 59배 차이가 납니다. 영등포·용산·성동·중랑구 등 4개 구는 각각 10명 이하였습니다. 교육격차가 수도권 대 비수도권의 문제만이 아니라, 서울 내부에서도 이미 심각하게 벌어져 있다는 뜻입니다.

 

결론

강남구 한 곳의 합격자가 부산 전체를 2.4배 넘어서는 현실, 서울 자치구 간 59배의 격차. 제가 교단에서 마주한 무력감이 단지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로 뒷받침된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제라도 수치가 공개됐다는 점에서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서울대가 국립대학법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려면, 지금처럼 결과를 묻어두는 방식이 아니라 전형별·지역별 선발 결과를 투명하게 재점검하고 실질적인 개선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입시가 학생의 잠재력이 아닌 부모의 경제력과 거주지를 측정하는 도구로 굳어지기 전에, 지역균형전형의 확대와 비수도권 공교육 배려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입니다. 이 문제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국회 교육위원회 자료나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관련 연구를 직접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75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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