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중 강남구 출신이 295명, 부산 전체 출신이 123명입니다. 한 자치구가 광역시 하나를 2.4배 차이로 따돌린 셈입니다.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지방 일반고 자습실에서 새벽까지 불을 밝히던 제 학창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느꼈던 박탈감이 숫자로 증명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교육양극화, 숫자가 말하는 것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출신 신입생은 486명으로 전체의 13.2%를 차지했습니다. 같은 해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영남권 5개 시도를 모두 합쳐도 493명, 불과 7명 차이입니다. 2021학년도에는 영남권이 강남3구보다 185명 많았는데, 5년 만에 그 격차가 사실상 消滅된 것입니다.
수도권 쏠림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서울·인천·경기 소재 고교 출신은 전체의 68.2%로, 2021학년도 63.4%에서 4.8%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특히 경기 출신은 738명에서 1,014명으로 37.4% 급증해 전체 신입생 증가분 370명의 74.6%를 혼자 채웠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수도권 출신은 1,210명에서 1,169명으로 오히려 41명 줄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이 수치가 더 아프게 읽힙니다. 지방 일반고에서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준비할 때 내신 관리부터 비교과 설계까지 사실상 혼자 해결해야 했습니다. 여기서 학생부종합전형이란 성적표 숫자 하나로 줄 세우는 방식이 아니라, 학교생활 전반을 기록한 생활기록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을 말합니다. 말은 '종합'이지만, 현실에서는 어떤 고교에 다니느냐, 어떤 컨설턴트를 만나느냐가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서울 안에서도 격차는 극단적입니다. 강남구 출신 295명, 중랑구 출신 5명. 59배 차이입니다. 영등포·용산·성동·중랑구는 각각 합격자가 10명 이하에 그쳤습니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서도 이 정도인데, 전북(42명)이나 전남(35명) 같은 지방 도 단위와 강남구를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이미 불공정한 경기입니다. 호남권(광주·전북·전남) 전체를 합쳐도 171명으로, 강남구 한 곳의 58%에 불과합니다.
- 강남구 295명 vs 부산 전체 123명 — 2.4배 격차
- 강남3구 486명 vs 영남권 5개 시도 493명 — 7명 차이
- 수도권 비중 68.2% (2021년 63.4% → 5년간 4.8%p 상승)
- 전북 신입생 6년 새 39.1% 감소, 전남 38.6% 감소
- 강남구 295명 vs 중랑구 5명 — 동일 서울 내 59배 격차
강남쏠림과 지역균형선발의 한계
이 현상의 뿌리는 대치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사교육 자본과 입시 정보의 독점에 있습니다. 수능 킬러문항, 즉 최상위권 수험생을 변별하기 위해 설계된 고난도 문항을 대비하는 특수 모의고사 콘텐츠와 맞춤형 컨설팅은 지방 공교육 인프라와는 출발선부터 달랐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정보 접근성의 격차는 학습량의 격차보다 훨씬 더 결정적이었습니다. 어떤 전형을 노려야 하는지, 어떤 대학 어떤 학과가 내 스펙에 맞는지를 파악하는 것 자체가 지방 학생에게는 미로 찾기와 같았습니다.
서울대는 이에 대한 처방으로 지역균형선발전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이란 전국 고교에 추천 인원을 배정해 수도권 편중을 완화하려는 수시 전형으로, 각 고교에서 최대 2명까지 추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통계가 보여주듯 그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오히려 정시 수능 위주 전형 확대 이후 강남·서초 등 특목고·자사고 밀집 지역의 비중이 더 빠르게 올라갔다는 점에서, 현행 제도 설계가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지는 분명합니다.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발표한 자료(출처: 뉴시스 보도)를 보면, 한병도 의원은 "지역균형전형 등 기존 선발 제도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전형별·지역별로 전면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가 수험생이던 시절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몇 년이 지나도 숫자는 오히려 나빠지고 있었습니다.
근본적인 해법으로는 학령인구 비율을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지역비례선발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비례선발제란 전국 고교 졸업생 수 분포에 따라 권역별 입학 쿼터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거주지와 출신 학교에 따른 구조적 불이익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 "능력주의를 훼손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능력주의'가 이미 부와 거주지를 능력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봅니다. 공정한 경쟁은 동등한 출발선을 전제로 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비수도권 공교육 인프라에 대한 재정 투자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통계청 자료(출처: 통계청)에 따르면 수도권 집중 현상은 교육뿐 아니라 인구·산업·의료 전반에서 심화되고 있으며, 교육 격차는 이 복합적 불균형의 출발점에 위치합니다. 지방 학생에게 실질적인 기회를 돌려주지 않는다면, '지방 소멸'은 경고가 아닌 일정표가 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어떤 전형인가요?
A. 전국 일반고·자율고 등에서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을 선발하는 수시 전형으로, 각 고교당 최대 2명까지 추천할 수 있습니다. 수도권 쏠림을 완화하려는 취지로 설계됐지만, 2026학년도 통계를 보면 강남3구와 비수도권 간 격차가 오히려 심화된 상태여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Q. 강남구 출신 서울대 합격자가 이렇게 많은 이유가 뭔가요?
A. 대치동을 중심으로 집적된 사교육 자본, 킬러문항 대비 전문 모의고사 콘텐츠,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을 위한 맞춤형 입시 컨설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단순히 학생 개개인의 노력 차이가 아니라, 교육 인프라와 정보 접근성 자체가 지역에 따라 극단적으로 다르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Q. 지역비례선발제가 도입되면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요?
A. 지역비례선발제는 권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입학 쿼터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거주지에 따른 구조적 불이익을 완화하는 데 직접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제도 설계 방식에 따라 '역차별' 논란이 생길 수 있어, 비수도권 공교육 인프라 투자와 반드시 병행되어야 지속 가능한 형평성 확보가 가능합니다.
Q. 수도권 출신 비중이 70%에 육박한다는데, 앞으로 더 심해질까요?
A. 현재 추세대로라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2021학년도 수도권 비중 63.4%가 2026학년도 68.2%로 5년간 4.8%포인트 상승했고, 경기 출신 단독으로 전체 신입생 증가분의 74.6%를 채웠습니다. 비수도권 인구 감소와 공교육 약화가 맞물리는 한, 제도적 개입 없이는 쏠림이 자연히 해소되기 어렵습니다.
결론
강남구 한 자치구가 부산 전체를 2.4배 차이로 앞서는 현실은, 대입 제도가 계층과 거주지를 대물림하는 구조로 굳어졌다는 사실을 수치로 보여줍니다. 제가 지방 일반고에서 입시를 준비하며 느꼈던 '보이지 않는 장벽'이 단순한 감상이 아니었음을 이번 통계는 재확인시켜 줍니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의 형식적 유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지역비례선발제 도입, 비수도권 공교육 인프라에 대한 과감한 재정 투자, 학생부종합전형 운영 방식의 전면 점검이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최고 국립대로서 서울대가 져야 할 사회적 책무는 계속 공허한 선언에 머물 것입니다. 이 문제에 관심 있는 분들은 교육부와 서울대의 전형 개선 논의 동향을 계속 주시해 볼 것을 권합니다.